너에 대한 몇 가지 관찰
w 넥타이
이지훈 x 전원우
키가 큰 것 같다.
백육십을 간신히 넘어선 내 시야에서 볼 때가 아니라. 문득 네가 크다 느낀다. 그러나 전원우는 아직도 제 키가 아쉽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전원우 볼을 주욱, 늘이기도 한다.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 운동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저번에 제게 한 번 말한 적이 있는 것 같다. 합기도와 육상을 어릴 때 한 적이 있다고. 나도 어릴 때 합기도나 육상 따위를 했다면 너보다 계단 한 칸을 더 위로 올라가야 시선이 맞닿지는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을 괜히 해 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너도 귀엽긴 하다만.
꽃이 잘 어울린다.
감히 항상 나는 전원우에게 봄이 어울리는 사람이라 칭한다. 정말이다. 몇 번은 함께 벚꽃축제를 가 본 적도 있고, 쓸데없이 꽃은 또 많은 놀이공원도 가 봤다. 그럴 때마다 전원우는 장난삼아 가끔씩 제게 물었다. “꽃이 예쁜 것 같아, 내가 더 예쁜 것 같아?” 말하고서는 자기도 쑥스러운지 특유의 코를 찡그리는 웃음과 손등을 덮는 흰 니트의 소매를 주욱, 늘인다. 그럴 때마다 그냥 나는 조용히 한 손에 쥐고 있는 카메라로 너를 담아낸다. 그런 나를 보고 예쁘게 웃는 원우를 보면, 당장이라도 손에 꽃 한 송이를 쥐여 주고 싶어진다. 예쁜 반지와 함께 말이다.
손이 예쁘다.
얼굴도 그렇고, 손이 참 희다. 습관이 손등을 옷소매로 덮는 건데, 그 아래 빼꼼 내밀어진 손가락이 꽤나 귀엽다. 손가락이 길고 얇아서 그런지 반지도 잘 어울린다. 제가 몇 년 전에 사 준 반지를 아직도 꼬박꼬박 잘 끼고 나온다. 물론 그 반지는 같이 맞춘 거다. 그 당시 심플한 것이 좋은 것이라며 아무 무늬도 없는 반지를 사 준 것이 아쉽기도 하면서 반지 안쪽에 서로의 이름을 새긴 것을 다시 맞출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끔씩은 반지를 집에 놓고 나온다. 내 손을 딱 잡을 때 무언가 스치는 것에 맞잡은 손을 내려다본다. 한참을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삐쭉 내민다.
왜냐고 작게 물으면 반지, 반지를 안 가져온 것 같다고 작게 말한다. 안절부절, 괜히 그 모습이 귀여워 보여서 원우와 손을 잡고 있지 않은 반대 손으로 제 볼을 툭툭 건드리며 뽀뽀, 이 두 글자만 말해도 다시 밝게 웃어 주며 제 볼에 짧게 입술을 맞춘다.
내일은 꼭 하고 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가 참 예쁘다 느낀다.
눈매가 참 깊다.
밤에 함께 누워 마주보고 있을 때 참 예쁘다. 오글거리는 말은 정말 싫어하고, 잘 하지도 못 하지만. 내가 아는 별과 관련된 말, 모든 다 건네 주고 싶다. 그만큼 달빛에 비춘 그 아이가 참으로 예쁘거든. 당장이라도 저 도톰한 눈두덩에 가볍게 입 맞춰 주고 싶고. 깊은 눈꼬리. 볼, 콧잔등을 타고 내려와 네 입술에 나의 입술을 포개며 네가 퍽이나 부끄러워할 소리를 내고 싶다.
보고 싶다.
잠은 잘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오늘 날씨는 이러한데 옷은 잘 입었는지. 또 오늘 하루는 어땠고, 잘 준비는 다 했는지. 사소한 거에도 연락을 한다. 전원우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항상 보고 싶다. 그러다 한 번 만나자고, 보고 싶다고 연락을 보내면 꽤 예쁘게도 답장을 해 온다.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좋아한다.
정말로 좋아한다. 주변에서 평생 듣는 말이 그거였다. 너는 연애도 못 해 보다가 뒈질 놈이라고. 그래, 나도 내가 그럴 놈이라고 가끔 생각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지훈, 제 이름 석자가 설레이게 들리고. 핸드폰에는 업무, 흔한 노란색 어플밖에 없던 내가 달력이라든지, 점점 핑크색으로 물들여진 색의 어플들이 하나둘 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제게 안겨오는 너도, 그 상태로 저를 올려다보는 너도. 그대로 내게 풍기는 익숙한 네 향도, 제 허리를 감싸 안고서 좋아한다고 말해 주는 네 행동도.
사랑이라 느낀다.
모 대학 익명의 글을 보고서 쓴 글입니다.
참 예쁜 글입니다 ㅠ_ㅠ
예쁜 글을 망친 것 같아 안절부절...
오글,,, 지훈이라 생각하면 참 예쁜데 내가 하면 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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