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T I E 일기장 방명록

존심 바닥치는 민규 데리고 살면서 존심 긁어대는 원우로 민원 보고 싶다.


18 x 26 정도? 민규는 워낙 조용하게 지내니까 반에서 겉돌고, 대충 애들이랑 몇 마디만 나누는 정도. 조용한 민규가 얼굴을 반반해서, 그냥 애들이 무서워 한다 싶은 몇 애들이 민규한테 친한 척 좀 했으면 좋겠다. 흔히 말하는 노는 무리 애들. ㅋㅋㅋㅋ 고등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따 비슷한 거 당했던 민규라서 그런 관심조차 조금 두려운데 그 무리 안에 작년에 싸웠던 애들이 미안하다고 진심 아닌 거 알지 않냐고 사과 건성으로 하는 걸 보고도 되게 좋아할 민규였음 좋겠다.

 

원우는 애초에 항상 주눅들어있고, 소심하고, 뭐만 하면 눈치 보는 민규를 한심하다 생각했으면. 그래도 사회생활에서 항상 을이던 원우는 제 말 들어주고, 만만한 사람은 민규밖에 없으니까 데리고 사는 거였음 좋겠다. ㅋㅋ 자존감은 높으나 그걸 풀 수가 없는 원우가 일부러 저랑 반대인 민규를 더 긁는 거. 다른 사람한테 못 할 짓을 민규한테 하는 거라고 해야 되나.

 

W 어디 다녀와?

M 친구들 만나고 왔어요.

W 애기가 친구도 있었나?

 

W 반 애들?

M ... .

W 저번에 너 싫다구 다 싸웠다며.

M 이제, 그거 아니라고 저한, 테 친해지자고,

W 그딴 말을 믿으니까 년들이 너를 병신으로 보지.

 

W 됐다, 씻어.

 

어찌 보면 딱히 악의 없이 순전히 자기 생각만 뱉는 것 같은 원우에 원래 저런 사람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하자, 싶으면서도 김민규 그말 듣고 손 벌벌 떨고 현관문 앞에 그대로 서있었음 좋겠다. 소파에 다리 꼬고 앉아서 티비 속 영화나 보던 전원우가 현관 앞에 서있던 민규가 움직이려는 기색이 보이질 않으니까 고개 틀어서 민규 쳐다 봤으면 좋겠다. 꽤 달게 웃으면서 왜, 민규야? 하고 고개 갸웃하는데 계속 넋 놓고 멍 때리는 민규 앞까지 걸어갔음 좋겠다. 뒤늦게 정신 차린 민규가 아니라고 고개 숙이고 피해가려는데 원우가 손목 탁 붙잡았으면 좋겠다.

 

W 요즘 자꾸 어딜 자꾸 싸돌아다니려고 하네, 말도 안 하고.

M 오늘은 주무셔서 말 못 하고,

W . 사람 눈도 못 마주치고, 함부로 입도 못 열던 애가. 사람들이 너 봐 주니까 다 될 것 같지. 그거 다 네 거 될 것 같구, 그치?

 

반댓손으로 민규 머리 살살 쓰다듬으면서 말하는데 민규가 입술 자꾸 떨리는 거 티 안 내고 싶어서 이로 짓누르는데 원우가 머리 쓰다듬던 손 점점 내려가면서 볼 살살 쓸고 더 내려와서 턱 쥐어잡고 처들어서 눈 마주치게 하면 좋겠다. 안 하던 짓 좀 하지 마. 눈에 밟혀.

 

평소면 눈 바로 내리깔고 죄송하다면서 울 앤데 오늘은 눈가 잘게 떨면서도 자기랑 눈 마주하길래 집에만 있느라 꽤 많이 자란 옆머리 귀로 넘겨주면서 민규야. 하는데 민규가 작게 저도 이제 여기에만 있기 싫어요. 하면서 대충 손 닿는대로 원우 팔뚝 잡고 자기랑 똑같이 힘주길래 그대로 둘이 멈춰 있다가 원우가 낮게 손 떼. 더러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소처럼 참았던 눈물 쏟아내면서 손 내리고 자기 옷 소매 주먹으로 세게 쥐었으면 좋겠다.

 

턱 쥔 손 옮겨서 볼 쓰다듬으면서 입꼬리 느리게 올리길래 민규도 입꼬리 파들파들 떨어가면서 어색하게 같이 마주하며 웃음짓는데 짧은 순간에 바로 표정 굳힌 원우가 세게 민규 뺨 내리치면 좋겠다. 꼴에 웃음이 나오긴 나와? 순식간에 돌아간 고개에 얼 빠진 사람처럼 입은 떡 벌리고 있고 그대로 굳은 민규에 빨리 씻어. 옷 입지 말고 그대로 나와. 대꾸 할 시간도 없이 머리채 잡힌 채로 화장실로 질질 끌려가서는 대충 욕조 쪽으로 던져지고는 문 쾅 닫힌 거 바라본 민규는 그대로 엉엉 울면서 지 꼴에 맞게 옷 주섬주섬 벗어 던졌으면 좋겠다.

 

차가운 욕실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아서 대충 상체에 걸쳐진 옷들만 벗던 민규가 아직까지 계속 울먹이면서 제 팔로 눈가 벅벅 비비는데 그대로 거리 두고 바라본 제 팔에 원우한테 세게 붙잡혀서 군데군데 든 피멍이나, 비속어를 뱉어내던 원우가 유일하게 볼이 붉어져서는 말꼬리를 늘려가며 제 성기에 엉덩이 골을 부벼대는 것까지는 역겨워도 봐 주겠다만, 성행위를 할 때면 거절하느라 난리를 치는 민규 덕에 손이랑 팔에는 끈 같은 것에 세게 조여 묶였던 자국이 있고. 종아리나 허벅지에도 맞은 흔적이 남아있는 걸 보고 눈물 꾸역꾸역 참으면서 일어나서 대충 세면대 짚고 버티며 섰는데 아까 맞았던 볼은 왜 지끈거려 오는 건지 볼 감싸며 제 얼굴을 두 손으로 비비는데 계속 원우가 한 말이 생각났음 좋겠다. 물기 젖은 한숨 뱉으며 얼굴 가볍게 쓸던 민규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면서 건조한 얼굴을 비비느라 꽤 거친 소리가 나더니 점점 민규가 울음을 토해내는 소리도 커졌으면 좋겠다. 덕에 지끈거리는 머리도 부여잡으며 미친 듯이 몸에 열이 오르는데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던 원우인데 아까 제 귓가에 박히던 제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나는 것 같은 말들에 목 놓아 울었음 좋겠다.

 

거실 소파에 쪼그려 앉아 머리 부여잡던 원우는 민규가 우는 소리에 살짝 움찔해서 고개 들고 멍하게 욕실 쳐다보는데 이내 둔탁한 플라스틱 바닥에 내던져지는 소리랑, 가벼운 잔것들이 거울에 부딪히는 소리. 민규가 크게 울부짖으면서 우는 소리에 급하게 달려갔음 좋겠다.

 

몸 전체가 붉어져서는 벽에 기대 서서 목놓아 우는 민규에 전원우 멍하게 보고만 있다 성큼성큼 다가가서 두 눈 가리고 있는 손 떼어내서 민규랑 눈 마주치면 좋겠다. 눈가가 붉어져서는 아직도 흔들리는 시선으로 저를 내려다 보는 민규에 또 손이 올라가는 원우였으면.

 

오늘 왜 이래? 안 하던 짓 하지 말라고 했잖아. , 자꾸.

 

민규 머릿속에는 지금 이 상황에서 원우를 보면 똑같이 머리채를 잡아다가 이리 저리 똑같이 지 좆대로 굴었을 것 같았는데, 원우를 보니까 막상 머리는 하얘지고 오히려 저를 통제해 주는 구원자 같은 느낌이었음 좋겠다. 원우 앞에서는 제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하다시피 인식이 되어버려서 백지장이 되어버린 건데 제 감정은 원우 손에서만 컨트롤 된다 생각했으면.

 

멍해져서 빈 눈으로 원우만 쳐다보며 거친 숨 내뱉는 민규에 원우가 미쳤냐며 무식하게 머리만 때려댔음 좋겠다. 애새끼가 진짜, 왜 이래. 미쳤어? 그 새끼들이 네가 잘났디? 네가, 이런 거 해도, 다 네가 갑이래? 계속 머리 쳐가면서 말하면서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씨발. 이 한 마디에 바보같이 아, 하며 탄식 내뱉는 민규 보고 싶다. 입 벌어져서는 그대로 고개 느리게 끄덕이며 감정 없는 눈으로 자꾸 제 볼 타고 흐르는 눈물도 모르는 것처럼 어색하게 웃어보려 드는 민규 보고 싶다.

 

그대로 원우한테 묶여 살면서 똑같은 일 반복하는 민규,,, (민규 미안)

 나 진짜 잘 쓰고 십었는데 내 한계인걸,,,